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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콜럼버스, 필립 로스

굿바이, 콜럼버스 필립로스/정영목옮김/문학동네 우리는 팔을 뻗으면 닿을 만큼 거무스름한 금 가까이까지 내려가 있었다. 그러다 이따금씩 의자로 돌아가 머뭇머뭇 우리가 서로에게 느끼기 시작한 감정을 재치 있으면서도 불안하면서도 다정한 찬가로 노래했다. 사실 입으로 말하기 전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감정이 존재하지 않았다-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순간 그런 감정을 만들어내고 소유하게 되었다. 우리는 낯설고 새로운 느낌을 휘저어 사랑을 닮은 거품 속에 집어넣었지만, 감히 그것을 너무 오래 가지고 놀지도 못했고, 그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지도 못했다. 자칫 납작해지거나 픽 하고 꺼져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p.38 다음날은 바람이 가을을 실어오고 수양버들 가지들이 파팀킨의 집 앞 잔디밭을 만지작거렸다. 정오에 브렌다를 기차역까지 태워다주었고, 그녀는 나를 떠났다 . p.194 = 지난해 맹장 수술하면서 읽었다. 여러 단편 중에서도 책의 제목이 됐던 저 굿바이 콜럼버스가 제일 좋았다.  풋풋하고 뜨거운 청춘의 사랑이 흩어지는 과정을 덤덤하게 담아냈다.  그 덤덤함이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된다. 사랑에 깊이 빠지는 순간이나 그런 감정이 다 지나고 모든게 끝나는 시점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