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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혁, 싸움

강함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비좁은 보행로를 걸어가는 권투 선수의 펼쳐진 왼손처럼, 건널목에 서게 되면 건널목만을 생각하는 머릿속처럼 무심하고 고양되지 않는다. 눈빛이 마주칠 때 무서운 건 무엇인가. 실제로 아무런 싸움도 나지 않는데 이렇게 등을 돌리고 누우면 강함은 너의 침묵 속에 있다. 고요함은 나에게 네가 울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눈빛이 마주치지 않는데 깜깜한데 내일의 너는 멀고 무더운 나라 낯선 이웃들이 자꾸 인사하는 어떤 문밖에 서서 우리의 침대를 태우고 있거나 그런 비슷한 종류의 모든 문밖에 계속 서 있을 것만 같은. 실제로 아무런 눈물도 흘리지 않는데 앞으로는 너의 교외가 슬퍼질 것만 같은. 어둠 속에서 너에게 나는 웃는 사람인가. 네가 나에게 등을 돌릴 때 나는 너에게 강한가. 내가 주먹을 내지른 공간이 건너편 방의 침묵 속에 쓰러져 있다면 그것의 인내는 언제까지인가. 등을 돌리고 강해지는 우리들. 두려워도 상대의 눈에서 눈을 떼지 마라. 어쩌면 다음을 위한 이런 규칙을 깨야 할 때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할 때 나는 고요한 나에게 대해 얼마나 강한가 - 심장을 쓰다듬어주고 싶다. 사소하고 어리숙한 나는 스스로의 감정 앞에서도 부끄럽다. 만약을 가정하니, 지금의 나는 사라져버렸다.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