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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기업이 노동취약계층을 평가하는 방식

지난달 18일과 이달 14일 각각 다른 지점에서 스마트폰 수리를 받았다. 2월에는 액정을 바꾸느라 돈이 좀 들었지만 기기내부 청소 같은 걸 서비스로 받았다. 엊그제는 통화 품질 때문에 갔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했다. 대신 후면 카메라 유리를 교체하고 액정보호필름까지 부착해줬다. 모두 무료였다.  당일 저녁마다 수리기사로부터 장문의 문자메세지가 왔다. 기기에 문제가 없는지 수리하면서 불편한 건 없었는지 물었다. 휴대폰 관리를 위한 팁과 환절기 건강 챙기라는 따듯한 인사도 함께였다. 혹시 본사에서 만족도 조사 전화가 오면 잘 대답해 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내가 모두에게 10점 만점에 10점을 준 것은 분명 그런 당부 때문만은 아니었다. 두 번 다 자동문이 열리는 순간부터 그 문을 다시 나설때까지 훌륭한 서비스를 받았다. 고마웠고 만족스러웠다. 과분한 친절이었다. 기술자들이 생계를 위해 떠안은 감정노동이 버거워보이기도 했다.  오늘 본사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2월 18일에 대한 거였다. 10점을 내리 불렀다. 혹시 수리기사가 평가를 잘 해달라고 했냐는 게 마지막 질문이었다. 대답하고 나서야 정답이 있는건가 해서 아차 싶었다. 이런 부탁을 한 사실로 기사님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느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할 일을 안하고 고객을 협박한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고 따졌다. 규정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애초에 저런 규정이 있었는지, 생겼다 한들 저들이 직원들에게 과연 공지라도 했을지 못미덥다. 유도심문을 당한 것 같아 불쾌하다. 속상하고 미안하다. 생업에 최선을 다한 기사님이 나때문에 안 좋은 일을 당할까봐. 무심하게 훑어넘겼던 기사 여러개가 떠오른다. 이 기업이 노동자를 부품 쯤으로 여기는 걸로 악명높은 건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정말 화가 난다. 내가 이따금씩 사소한 일에도 몸서리치는 분노조절 장애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기까지 삼성전자라고 말 안했다. 그래도 모두가 알 테니까. 다음엔 절대 갤럭시 안 산다. http://m.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