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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에 신이 산다(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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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에 신이 산다 Le Tout Nouveau Testament, The Brand New Testament , 2015 코미디 벨기에 ,  프랑스 ,  룩셈부르크 115분 2015 .12.24  개봉 자코 반 도마엘 브누와 뽀엘부르드 (디유),  욜랜드 모로 (엄마),  까뜨린느 드뇌브 죽으면 아무것도 없어요. 여기가 천국이에요. 아이는 커서 뭐가 되나요? 어른은 뭐가 되죠? 인생은 스케이트장이야. 수많은 사람들이 넘어지지. 사람들마다 각자의 음악이 있어요. 오늘 내가 꿈을 만들어 줄게요. 삶은 내가 꿈꾼 대로 끝날 거야. 이런 행복은 상상도 못했어. = 인간에게 시련을 주는 신을 향한, 발칙하고 앙큼한 신성모독이다. 한번쯤은 궁금해했을 법한 것들을 지극히 동심의 눈으로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다뤘다. 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을 법한 신계와 인간계의 접점이나 현대 과학의 지독한 한계들 쯤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타고넘었다. 인간을 고난에 빠뜨리는 신의 카운터파트로 여성 신이 등장한 점도 흥미롭다. 그녀를 대신해 세상에 내려온 것도, 사도를 모으고 인류를 죽음의 공포로부터 구원한 것도 딸이다. 이런 점에서 꽤나 고전적인 구도의 여성주의 영화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녀들이 새로 연 세상의 알록달록한 꽃무늬 하늘, 선언적인 글귀 대신 백지 위의 간단한 삽화로 구성된 성서, 중력 없는 지상, 한계 없는 사랑. 이 모든 것들이 기존 질서와 다르기에 파격적으로 아름다웠다. '완전히 새로운 신약'이라는 원제를 그대로 가져오는게 좋았을 것 같다. 그리운 벨기에 땅의 구석구석을 이런식으로나마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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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 Der Vampir auf der Couch, Therapy for a Vampire, 2014 코미디/오스트리아+스위스/87분 감독: 다비드 륌 출연: 토비아스 모레티, 제넷 하인, 코넬리아 이반칸 = 밤을 걷는 뱀파이어소녀에 앞서 본 뱀파이어물. 보다 유쾌한 분위기다 . 독일어 특유의 울림과 발성도 좋고.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위트도 마음에 든다. 권태기에 신경쇠약을 겪는 뱀파이어라니! 신선한 발상이 돋보였다. 뱀파이어의 '습성'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만 공감할 수 있는 웃음포인트들이 있다. 심장에 말뚝이 박히면 박멸된다거나, 초대를 해야만 문턱을 넘을 수 있다거나, 피만 빨리고 심장을 잃지 않으면 뱀파이어가 된다거나 등등등. 아무렇지 않게 나오는 잔인한 장면들이 더러 있지만 그런대로 볼만한 수준이다. 여름밤에 걸맞는 유쾌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