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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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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Collective Invention, 2015 드라마 ,  코미디 한국 93분 2015 .10.22  개봉 권오광 이광수 (돌연변이 박구),  이천희 (돌연변이 상원),  박보영 (주진) 국민의 알 궐리를 대변하여 진실을 알리고 약자를 보호하는 그런 기자. 팔면 안돼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외로울 것 같지 않아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물고기도 아니잖아. 꼭 나같아.  저는 그냥 평범한 사람, 되고 싶었어요.  이젠 여기가 더 편해요. 물, 물 좀 더 주세요. 서로 다른 두 개의 대한민국에서, 두 개의 돌연변이가 충돌하고 있었다. 가격은 저희가 정하는게 아니예요. 욕망이 정하는 거죠. 영웅은 사기꾼이 되었고, 사기꾼은 영웅이 되었다.  진실을 찾는다는 건 진짜 기자가 되었단 거니까.   = 박구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흔한 대한민국의 청년이다. 용돈좀 벌어보겠다고 생동성 실험 알바를 하는 것까지도 그렇다. '평범'했던 그가 비운의 주인공이 된 건 실험 부작용으로 차츰 '생선'으로 몸이 변해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돌연변이가 된 건 분명 박구다. 그런데 자꾸만 의심하게된다. 박구가 과연 돌연변이일까. 박구를 둘러싼 모든 인물 가운데 가장 인간다운 건 박구이며, 그래서 유일한 정상인이 박구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면서 드는 의심이다. 그는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이었다고 했고, 지극히 평범한 행동들을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게다가 그를 그렇게 만든 건 사회 구조였다. 청년 실업, 저임금 위험 노동 같은. 돌연변이를 낳은 사회가 돌연변이일까. 평범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평범한 게 옳은 걸까, 누가 평범을 규정하는가. 제약회사, 언론, 법조계, 학계, 친구, 심지어 아버지까지도 모두가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을 하

스포트라이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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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Spotlight, 2015 드라마 ,  스릴러 미국 128분 2016 .02.24  개봉 토마스 맥카시 마크 러팔로 (마이크 레젠데스),  레이첼 맥아담스 (샤샤 파이퍼) Sometimes it's easy to forget that we spend most of our time stumbling around the dark. Suddenly, a light gets turned on and there's a fair share of blame to go around. I can't speak to what happened before I arrived, but all of you have done some very good reporting here. Reporting that I believe is going to have an immediate and considerable impact on our readers. For me, this kind of story is why we do this. If I can be of any help, Marty, don't hesitate to ask. I find that the city flourishes when its great institutions work together. Thank you. Personally I'm of the opinion that for a paper to best perform its function, it really needs to stand alone. I wanna keep digging. We got two stories here: a story about degenerate clergy, and a story about a bunch of lawyers turning child abuse into a cottag

정의를 부탁해, 권석천

정의를 부탁해  권석천의 시각 저자   권석천 | 동아시아   | 2015.11.03 자신이 소속되지 않은 계층의 고통에도 공감할 수 있었던 그때, 그 분열의 감수성 말이다. 보수진보의 깃발이 구심력을 잃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의 희망은 그렇게 작은 분열들에서 싹틀지 모른다. p.49, <성공담이 듣고 싶은 당신께> 인간은 말(언어)의 포로다. 세상에 나와 배우고 익힌 말로 생각하고, 대화하고, 글을 쓴다. 그래서 말을 장악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권력은 총구(銃口)가 아닌 말에서 나온다. p.73, <'공권력'을 민영화하라> 법을 배운 자들이 저러할진대 누구에게 억울함을 하소연할 건가. 법도 끝까지 우기면 되는 건가. 법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나는 그런 수군거림이 무섭고 두렵다. p.163, <국정원 청문회의 검투사들> 정권 전반기,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 '순한 양'이었다가 후반기에는 죽어가는 권력 앞에서 '호랑이의 이빨'을 드러내곤 했다. 그 과정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이 일그러지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것이 과연 개개인의 출세욕과 얼마나 분리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p.212, <'펀치' 검사들이 사는 법> 진실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한 사회가 진실을 끝까지 가리지 않고 '편한 진실'을 추구하는 것은 정의에 반한다. 판사는 여론에 휘둘려서도, 재판 원칙 뒤에 숨어서도 안 된다. 끊임없이 불편해야 하고, 그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것이 헌법이 판사의 신분을 보장해 주는 이유다.  p.257, <낙지 살인, 그 편한 진실> 민주화와 정의를 향한 여정은 나의 오른팔을 없앤 자에게 왼손을 내미는 과정인지도 모릅니다. 오직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 p.383, <원칙이 우릴 삼킬지라도> = 뭇 주니어

클라이머즈 하이, 요코야마 히데오

클라이머즈 하이 저자   요코야마 히데오 | 역자   박정임 | 북폴리오   | 2013.07.03 원제 クライマ―ズ.ハイ 이 간이침대는 젊은 사건기자들에게 쉼터와 같은 것이다. 밤에는 기사를 쓰고 아침이면 다시 달려나가는, 그 사이에 날개를 쉬는. 그렇지만 뇌는 잠들지 않고 야망으로 채색된 짧은 꿈을 꾼다. p.72-73 사고의 크기에 들떠 있다. 모리야의 말은 편집국의 공기를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었으며 '축제 기분'도 그렇게 틀린 지적은 아니었다. 모두가 '날아 들어온 사고'에서 억지로 눈을 돌리고 '세계 최대'를 자기 분발의 밑거름으로 이용해 수면 시간을 줄여온 부분이 확실히 있었다. p.146 "국가니, 세계니 대상이 커진다고 해도 기자가 하는 일은 모두 마찬가지야. 부지런히 조사하고 열심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뿐이야. 커다란 대상을 상대로 기사 거리를 얻으면 큰 뉴스가 되지. 그렇지만 큰 일을 하는 건 아니야. 보잘것없는 상대로부터 보잘것없는 기사를 얻어내는 것과 마찬가지 일이야. 기자가 하는 일은 모두." p.213 인간의 행복이라는 것은 의외로 그런 길 위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클라이머즈 하이. 오로지 위를 바라보며 곁눈질도 하지 않고 끝없이 계속 오른다. 그런 일생을 보낼 수 있다면,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바람이 희끗희끗해진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p.429-430 = 우리 언론과 생태계가 너무 닮아 있어 거울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일본 시스템을 가져다가 만든 뼈대 위에서 자라난 게 우리 언론이라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다. 특히 세계적인 규모의 대형 재난을 놓고 벌어지는 편집국 안의 이모저모가, 놀랍도록 닮아 있다. 그래서 부끄럽다. 내심 해왔던 생각들이나, 도처에서 벌어졌을 갈등들이 픽션인양 적혀있지만 사실 잔인한 논픽션이라는 거. 작가의 전작인 64를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다만 64

Newseum, 기자부심을 느끼는 시간

일을 마무리하고 본격 관광에 나선 첫날, 비가 온다기에 안으로만 다니는 일정을 잡았는데 날은 쾌청했다.  NEWSEUM 인상적이었다. 두어 시간 둘러보면 끝날 줄 알았는데 볼거리가 예상보다 많았다. 네시간을 보내고도 아쉬움이 남을 줄이야. 프레스카드를 본 직원이 저널리스트 할인을 해 줘서 기분도 좋았다. 주로 미국 언론의 발자취이긴 하지만 어쨌든 아레오파지티카부터 오늘자 세계 조간 1면에 이르기까지 뉴스가 지나온 족적을 훑을 수 있는 이례적인 공간이었다. 여기저기서 눈에 띄는 언론 관련 인용문은 문장의 아름다운 힘을 내뿜고 있었다. 몇 군데 전시실에서는 주책맞게도 눈물이 났다. 마음이 점점 나약해지는건지 그래도 아직 때가 덜 타서인지 이유는 모르겠다. 911 테러 보도에 대한 전시관 앞에는 크리넥스 티슈 한통이 무심한 듯 놓여있었다. 그 정물에서 무심한체 하는 사소하지만 따듯한 배려가 느껴졌다. 이 참사는 '민족'이라고는 부를수 없는 이 나라 국민들에게 얼마나 버거운 공동의 기억이었을까. 완전한 타인인 내 피부로도 그 비통의 무게는고스란히 전해졌다. "BASTARDS!" 정제되지 않은 헤드라인으로 절규할수밖에 없었던 그날의 마음들은 살아있는 역사가 됐다.  퓰리처관에서도 눈물이 났다. 찰나에 스러져갈뻔한 진실들이 프레임 안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사진은 정말이지 가장 강력한 무기다. 백마디 말로도 대신할 수 없는 힘을 사진은 가지고 있다.  여러모로 기자질 한번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이 공간과 시간 사이에서 꿈틀 고개를 들었다. 그래도 당장 마지막 전화인터뷰 녹취 푸는 일은 끝끝내 미뤄두고 있는 나다. NATIONAL GALLARY 유럽 있을 때 그림이라면 진절머리가 나도록 봤지만 그래도 지나칠 순 없었다. 평소 보고싶었던 인상파 작품 일부를 소장하고 있는 곳이었으니까. 서관을 둘러보는데 끊임없이 길을 잃는 바람에 모든 전시실을 제대로 본건지조차 의심스럽다. 그래도 대강 보고싶었던 작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