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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다시 만난 그 도시를 천천히, 만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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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었다. 런던은 6년만이었고, 따져보니 유럽 자체가 6년만이었다. 2010년 그 한해 그토록 원없이 유럽을 누볐다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시간들의 하루하루가, 한시간 한시간이 너무 아쉽고 소중해서 하지 못한 일들만 맘속을 맴돌았다.  그동안 한번 다시 갈 법도 한데 너무나 바삐 살았나보다. 이런저런 추억을 떠올리면서 우러나는 감정이 너무 몽글몽글해서 고되기만 했던 출장 준비도 꾸역꾸역 할 수 있었다. 다시 간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참 벅찼다.  버킹엄궁 근위병 교대식 보려고 몰린 인파 첫날은 도착해서 잠만 잤고, 둘째날은 Stratford-upon-avon 가느라 런던을 즐기지 못했다. 4월 25일이 돼서야 시내로 나갔다. 딱히 뭘 해야겠다는 계획도 없었던 데다가 2010년에도 런던은 두번이나 왔던 터라 그냥 맘가는대로 걷고 보기로 했다. 숙소에서부터 웨스터민스터 쪽으로 쭉 걸었는데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서 버킹엄궁에 도착했다. 마침 근위병 교대식이 진행중이었다. 근위병 교대식은 굳이 챙기면서까지 두번 볼 정도의 장관은 아니지만, 마침 하고 있는걸 지나칠 정도로 쓸모없는 행사도 아니다. 그래서 삐죽삐죽 들어가서 봤다. 멀리 떨어져서 보이는 궁 풍경 셀카봉을 꺼내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봤는데 버겁고 부끄러웠다. 2010년에 왔을때는 여름이 한창이라 너무 덥고 힘들었는데 차라리 추운 날씨가 나았다. 더 몰 끝. 여길 자나면 트라팔가광장이 나온다. 근위병 교대식을 마치고는 더몰? 맞나. 암튼 그 길을 따라 쭉 걸었다.  먼듯하면서도 멀지 않은 길 런던의 상징 'UNDERGROUND'. 역시 명물인 2층버스 두 대가 보인다. 박물관, 미술관들은 들어갈 시간이 없어서 모두 패스했다.  최대한 거닐고, 그냥 도시를 있는 그대로 느끼는 쪽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로 했다.  트라팔가 스퀘어. 우중충 걷고 걷고 걷다 보니 트라팔가 스퀘어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