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이 유현준인 게시물 표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현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현준 을유문화사 (2015) 괴테는 "건축은 얼려진 음악"이라는 말을 하였다. 그의 말대로 건축에는 음악처럼 리듬, 멜로디, 화음, 가사가 있다. 고딕 성당 안을 걷다 보면 도열해 있는 열주들이 음악의 박자처럼 느껴지고, 스테인드글라스 그림의 이야기는 노래의 가사처럼 우리에게 말을 한다. p.16 이벤트 밀도는 그 거리가 보행자에게 얼마나 다양한 삶의 주도권을 제공할 수 있는가를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다. p.27 도시는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태어나서, 성장하고, 전성기를 지낸 후, 쇠퇴하고, 마지막으로 죽는다. 도시의 여러 부분도 태어나서, 성장하고, 나중에는 죽는다. 죽음이 생명의 일부이듯이 도시가 오래되면 일부분이 슬럼화되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죽은 부분에 다시 새로운 생명이 돋아나도록 유도하는 것이 도시를 재생시키는 건축가의 역할이다. p.107 따라서 건축 공간이라는 것도 어느 하나의 확정된 물리적 조건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 대신 정보의 해석에 의해서 달라질 수 있는 주관적 인식의 산물로 보는 것이 이 시대에 건축 공간을 바라보는 올바른 관점일 것이다. p.254 결국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건축물이 아니라 장소이다. p.280 = 생각보다 나와 더 밀접한 것들에 대한 뜻밖의 촘촘한 통찰. 특히 이벤트 밀도에 관한  부분과 우리나라 광장의 문제점들을 지적한 내용이 인상깊었다. 건축이란 실로 인간의 모든 지혜와 문화와 역사와 미래가 응축된 분야다.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 그 도시와 사람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것도 그때문이겠지. 다가오는 러시아 여행을 좀 더 만끽할 수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