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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시간차공격

시간차공격 오은 기다리는 사람 찾아오는 것 시간에 금이 가던 순간 순간에 윤이 나던 시간 시간은 길지 않고 순간은 많지 않아서 금은 틈을 내고 윤은 무늬를 이루었다 시간은 촘촘하지 않고 순간은 아질아질해서 그 틈에 발이 빠진 적도 있었다 그 무늬에 넋을 빼앗겨 한데 어룽진 적도 있었다 기다리는 것 찾아오는 사람 문이 열렸다 공기가 들어왔다 몇 개의 단어가 사연을 품고 따라 들어왔다 하나의 몸뚱이에서 겹침이 일어났다 시간이 오직 순간이던 때가 있었다 순간이 시간을 꽉 채우던 때가 있었다 문이 열렸다 닫혔다 벌써 찾아오고 난 뒤에 아직 기다리는 움직임이 있었다 충만한 상실감이 있었다 <유에서 유> 문학과지성 시인선 488 문학과지성사 = 그 공격 앞에 속수무책 

오은, 청춘

청춘 오은 거센소리로 머물다가 된소리로 떠나는 일 칼이 꽃이 되는 일 피가 뼈가 되는 일 어떤 날에는 내 손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내 손은 내가 아니니까 내 마음이 아니니까 자유는 늘 부자연스러웠다 몸의 부기를 빼는 일 마음을 더는 일 다시 예사소리로 돌아가는 일 꿈에서 나와 길 위에 섰다 아직, 꿈길 같았다 <유에서 유> 문학과지성 시인선 488 문학과지성사 = 모난 것들이 아름다워지고, 흐르는 것들은 단단해지는 시간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