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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우리들의 천국

우리들의 천국 박준 곁을 떠난 적이 있다 당신은 나와 헤어진 자리에서 곧 사라졌고 나는 너머를 생각했으므로 서로 다른 시간을 헤매고 낯익은 곳에서 다시 만났다 그 시간과 공간 사이, 우리는 서로가 없어도 잔상들을 웃자라게 했으므로 근처 어디쯤에는 그날 흘리고 온 다짐 같은 것도 있었다 박준,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19 = 우리를 우리라고 할 수 있을지, 천국을 천국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낱말 하나하나가 사무쳐서 한참을 들여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