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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이동, 레이첼 보츠먼

신뢰 이동 관계∙제도∙플랫폼을 넘어, 누구를 믿을 것인가 레이첼 보츠먼 지음 /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신뢰의 측면에서 인간의 역사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지역적 신뢰 local trust 의 시대로, 모두가 서로를 아는 소규모 지역 공동체에서 살던 시대다. 두 번째는 제도적 신뢰 institutional trust 의 시대로, 신뢰가 계약과 법정과 상표 형태로 작동해서 지역 공동체 안의 교환을 벗어나 조직화된 산업사회로 발전하기 위한 토대가 구축된 일종의 중개인 신뢰의 시대다. 세 번째는 분산적 신뢰 distributed turst 의 시대로, 우리는 아직 그 시대의 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는 데 불과하다." "신뢰와 위험은 남매 같다. 신뢰는 우리를 확실성과 불확실성 사이의 틈새로 끌어당기는 놀라운 힘이다. 나이키의 모토 'Just do it(그냥 해버려)' 처럼. 쉽게 말해, 신뢰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연결해주는 다리다. 신뢰에 대한 내 정의는 단순하다. 신뢰는 미지의 대상과의 확실한 관계다." "앞으로 온라인 신뢰 과정은 계속 빨라지고 더욱 똑똑해지고 더욱 넓게 확산될 것이다. 좀 더 정보를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좋은 일이다. 변호사를 고용하든 집을 팔든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을 구하든 말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부분을 잃어버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어떤 제도가 실패하면 항상 대안이 나타나 그 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분산적 신뢰만으로는 극단적인 포퓰리즘이나 급진적인 정치 지도자들의 위험한 정책이나 분열을 조장하는 국가주의의 부활을 막을 순 없다. 다만 새로운 분산적 신뢰를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에 대한 요구와 선호도에 맞게 구성하고 재구성하면서 앞으로 비즈니스와 정부, 미디어와 주요 제도에 나아갈 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투명하고 폭넓게

플랫폼, 미셸 우엘벡

플랫폼 미셸우엘벡/김윤진 옮김/문학동네 "지금은 의심스러워. 지금 만들어가고 있는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무엇인지 점점 더 자주 의심이 생겨." 며칠 후 똑같은 대화가 되풀이되었다.  p.264 나는 태국어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내 주변에는 답답하고도 서글픈 장벽이 형성되었다. 내가 결코 아시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그렇지만 그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세상을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세상을 산다. 그저 세상으로부터 먹을 것과 애무와 사랑만 얻으면 되는 것이다.  ... 사랑에 대해서는 말하기 힘들다. 나는 이제 확신한다. 내게 발레리는 찬란한 예외였을 뿐이라고. 그녀는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칠 수 있고, 그것을 매우 신중하게 자신의 목표로 삼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에 속했다. 그 일은 참으로 신비가 아닐 수 없다. 그 속에는 행복과 솔직함과 기쁨이 있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어떻게, 그리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만일 내가 사랑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 나머지를 이해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p.466 이제 나는 죽음을 이해했다. 죽음이 내게 크게 고통스러우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증오, 경멸, 노화 그 밖에 여러가지 것들을 겪었다. 심지어 짧은 사랑의 순간도 있었다. 내게서 살아남을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며, 그 무엇이 살아남는 것 또한 내게 마땅치 않다. 나는 어느 모로 보나 보잘것없는 개별적인 존재일 것이다. p.467-468 = '논쟁적인 작가' 라더니만. 실로 논쟁적인 소설이었다. 한없이 염세적이기도 했다. 오리엔탈리즘에 성적으로만 매료된 것으로 보이는 남자주인공의 시선이 꽤 불편했다. 갑작스럽게 여행산업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이어지는 대목에서는 좀 따분하기도 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지만 주인공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대목은 당황스러웠다. 이 소설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