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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세상 끝 등대 3

세상 끝 등대 3 박준 늘어난 옷섶을 만지는 것으로 생각의 끝을 가두어도 좋았다 눈이 바람 위로 내리고 다시 그 눈 위로 옥양목 같은 빛이 기우는 연안의 광경을 보다 보면 인연보다는 우연으로 소란했던 당신과의 하늘을 그려보는 일도 그리 낯설지 않았다 박준,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19 = 그 모든 우연이 인연의 근거라고 믿었는데 이 시를 읽는 순간 그게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소란한 우연에 들뜬 채 내달린 것일 뿐이었을까 싶어 쓸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