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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김화영 옮김 / 민음사 "다만 어느 날 문득, '왜?' 라는 의문이 솟아오르고 놀라움이 동반된 권태의 느낌 속에서 모든 일이 시작된다. '시작된다'라는 말은 중요하다. 권태는 기계적인 생활의 여러 행동이 끝날 때 느껴지지만, 그것은 동시에 의식이 활동을 개시한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나는 이 권태가 좋은 것이라고 결론지어야겠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의식에 의해 시작되며 그 어떤 것도 의식을 통해서만 가치 있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은 전혀 독창적일 것이 없지만 명백하다. 부조리의 기원을 간략하게 인식해 보는 기회는 당분간 이것으로 충분하다. 단순한 '관심'이 모든 것의 기원인 것이다." "그보다 한 단계 더 내려가면 나타나는 것이 낯섦이다. 즉, 세계가 '두껍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한 개의 돌이 얼마나 낯선 것이며 우리에게 얼마나 완강하게 닫혀 있는가를, 그리고 자연이, 하나의 풍경이 얼마만큼 고집스럽게 우리를 부정할 수 있는가를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다. 모든 아름다움의 밑바닥에는 비인간적인 그 무엇이 가로놓여 있다." "이성은 전적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지니지만 그것은 또한 신을 향해서 돌아설 줄도 안다. ... 이성은 사유의 도구이지 사유 자체는 아니다. 한 인간의 사유란 무엇보다 먼저 그의 향수이다." "욕망하는 정신과 실망만 안겨주는 세계의 절연, 통일에의 향수, 지리멸렬의 우주 그리고 그 양자를 한데 비끄러매 놓는 모순이 바로 부조리다." "그러나 적어도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그가 상대하는 것은 다름 아닌 확실성이다. 즉 그는 구원을 호소하지 않고 사는 것이 가능한지 알고 싶은 것이다." "바닥 없는 이 확실성 속으로 빠져드는 것, 이제부터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가 이방인임을 확실히 느낌으로써

적과흑, 스탕달

적과흑 스탕달 문학동네(2014) VOLUME 1# 이런 연극이 한바탕 벌어지는 동안, 레날 부인은 십이 년 동안이나 자기의 반려자였던 남자의 뚜렷한 현실적 불행에 한두 번 동정심을 느낄 뻔했다. 그러나 진정한 정열은 이기적이다. p.209 어떤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으리라. 그것은 아름다움을 사랑하도록 태어난 영혼에 추잡한 것이 불러일으킨 강렬한 인상이다, 라고. 아마도 잘못 봤겠지만. p.265 VOLUME 2# "'항상 남이 기대하는 것과 정반대로 행동하라.' 이것이 바로 이 시대의 유일한 종교입니다. 열광해서도 안 되고 거짓으로 꾸며도 안 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이 늘 당신에게 열광과 허식을 기대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교훈을 이행하지 못하게 되지요." p.89 그렇지만 삶의 종말이 아주 가까이 다가온 것을 안 뒤에야 인생을 즐기는 기술을 터득하게 되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p.399 나는 그 신을 사랑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그 신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믿고 싶지도 않았다. 그 신은 무자비하다(그러면서 그는 성서의 몇몇 구절을 상기했다). 그 신은 내게 끔찍한 방식으로 벌을 줄 거야....... 하지만 만일 내가 페늘롱의 신을 만난다면! 그 신은 아마도 내게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너는 많이 사랑했으니 많이 용서받으리라......" p.414 법이 존재하기 전에는 사자의 힘이나 춥고 배고픈 존재의 욕망, 요컨대 '욕망'만이 자연스럽다...... 그렇다, 존경받는 사람들이란 다행히도 현행범으로 붙잡히지 않은 사기꾼들일 뿐이다. p.437 나는 진실을 사랑했다....... 그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도처에 위선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적어도 협잡뿐. 가장 덕망 높은 사람들에게도, 가장 위대한 인물들에게도. 그리하여 그의 입술에 역겨움의 표정이 떠올랐다...... 그렇다, 인간은 인간을 믿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