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이 암살인 게시물 표시

암살(2015)

이미지
암살 Assassination, 2015 최동훈 전지현 (안옥윤),  이정재 (염석진),  하정우 (하와이 피스톨) # -작전은 5분 안에 끝내고 우린 살아서 돌아갑니다 # -매국노 몇 명 죽인다고 독립이 되나? # -모르지. 그치만 알려줘야지.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다고. # -마지막 통화가 될 것 같네요. 꼭 성공하세요. # -잊혀지겠죠? 미안합니다. # -몰랐으니까. 해방이 될 지 몰랐으니까. # -16년전 임무, 염석진이 밀정이면 죽여라. 지금 수행합니다. = 광복 70주년, 광복절에 맞춰 개봉한 게 신의 한수였다. 매번 흥행작을 배출한 최동훈 감독이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라는 거물급 배우들과 감초 같은 조연들을 싸그리 모아 만든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다. 우려도 뒤따랐다. 주연 배우들 이미지 소비가 컸다. 전지현과 이정재는 도둑들에서 호흡을 맞췄고, 하정우와 전지현이 베를린에서 부부를 연기했다. 조연 배우들도 영화 하나 개봉 했다 치면 늘상 만날 수 있는 배우들이었단 점에서 더 그랬다.  개인적으론 우려와 다르게 나쁘지 않은 총평을 주고 싶다.  단연 돋보이는 건 배우 전지현이다. 이제 전지현은 한국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제 자리를 확실히 잡았다. 오히려 전작들과는 달리 하정우의 상하이피스톨이 크게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만큼이나 러닝타임 내내 은막 위는 전지현 캐릭터의 독주무대 같았다. 이런 류의 영화가 늘 그렇듯 싸구려 감성팔이라는 지탄을 아주 피하기는 쉽지 않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기억하게끔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영화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살아남은 자의 슬픔

살아남은 자의 슬픔 베르톨트 브레히트 김광규 옮김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 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1944) = 문득 이 시가 떠올랐다. 영화 암살을 보고 나서다. 죽음이 도처에 즐비한 시대를 견디고 혼자 살아남는다는것, 그 먹먹한 고독의 깊이는 함부로 측량할 수 없는 것일 터. 시인은 쉽고도 명료한 단어로 그런 슬픔의 깊이를 가만히 토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