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2015)



인턴

The Intern, 2015



앤 해서웨이(줄스 오스틴), 로버트 드 니로(벤 휘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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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is an ongoing, relentless effort in creativity. You can try yoga, like to cook, bought some plants, took classes in Mandarin. Believe me, I've tried everything. I just know there's a hole in my life and I need to fill it,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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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read once that musicians don't retire. They stop when there's no more music in them. Well, I still have music in me. Absolutely positive about t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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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uth is, something about you makes me feel calm, more centered or something I could use that, obvious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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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화였다. 스스로 나 너무 배배 꼬인 것 아닐까 잠시 반문해 보기도 했지만 마찬가지다. 동화는 동화다. 뜻밖의 성공을 거머쥔 유능하고 아름다운 여성 CEO가 인품 좋은 멘토까지 얻게 되는.

우리네 현실과 견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쩔 도리 없이 외떨어진 격차 때문이다.
주로 그런 것들이다. 유능한 남편을 둔 가정 주부가 부엌에서 샌드위치를 만들다 생각난 아이템을 사업으로 실현할 수 있을까, 그런 아내가 성공가도를 밟을 때 자기 커리어를 내려놓고 '주부'가 되기를 결심할 남편이 있을까.
갓 달리기 시작한 스타트업에서 시니어 인턴을 뽑을 여유가 있을까, 거기 지원할 은퇴자들이 있을까, 저렇게 사람 좋은(꼰대 아닌) '할아버지'가 있을까 싶은. 뭐 그런 종류의 의심들이다.

스토리상의 한계도 있었다. 마지막에 바람난 남편이 회개하고 돌아온다는 설정이나, 그런 남편을 다시 받아주는 여주인공. 뭔가 도약하려다 주저 앉은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결말이었다.

그래도 여자 CEO의 탄생과, 조금 다른 형태의 가정, 사려깊은 '시니어 인턴' 같이 멀게 보이는 영화적 장치들이 조금 다른 세상을 향한 가능성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동화가 필요한 이유다. 앤 해서웨이의 데일리룩 보는 맛도 쏠쏠했다. 로버트 드니로는 참 아름답게 늙어간다. 불혹이 지나면 인품이 얼굴에 묻어난다는데. 그는 좋은사람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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