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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니엘 블레이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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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 , 2016 드라마 영국 ,  프랑스 ,  벨기에 100분 2016 .12.08  개봉 켄 로치 데이브 존스 (다니엘),  헤일리 스콰이어 (케이티) When you lose your self-respect, you're done for. I'm not a client, a customer, nor a service user. I am not a shirker, a scrounger, a beggar nor a thief. I am not a national insurance number, nor a blip on a screen. I paid my dues, never a penny short and proud to do so. I don't tug the forelock, but look my neighbour in the eye. I don't accept or seek charity. My name is Daniel Blake. I am a man, not a dog. As such, I demand my rights. I demand you treat me with respect.  I, Daniel Blake, am a citizen, nothing more, nothing less. Thank you. = 1. 다니엘 블레이크는 가난할지라도 마음만큼은 부자였다. 그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의 유언 아닌 유언처럼 살아온 꾸밈없는 사람이었다. 세간을 다 내놓으면서도 손수 나무를 깎아 만든 햇살이 드는 바다만큼은 팔지 않았던 낭만주의자였다. 잘못된 것에 대해 잘못됐다고 말할 줄 아는 선량한 시민이었다. 이런 사람이 존재했다는 것과, 그가 제도 때문에 조금 더 빨리 세상과 작별해야 했다는 점이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가슴이 먹먹했다. 다니엘 블

라라랜드(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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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La La Land, 2016 드라마 ,  뮤지컬 ,  멜로/로맨스 미국 127분 2016 .12.07  개봉 다미엔 차젤레 라이언 고슬링 (세바스찬),  엠마 스톤 (미아) What a waste of lovely night! How are you gonna be a revolutionary if you're such a traditionalist? You hold onto the past, but jazz is about the future. You could just write your own roles, you know, write something that's interesting as you are. What are you going to do? I have my own club. Maybe I'm not good enough! Yes, you are. Maybe I'm not. It's like a pipedream. This is the dream! It's conflict and it's compromised, it's very, very exciting. Here's to the ones who dream, foolish as they may seem. Here's to the hearts that ache. Here's to the mess we make. Where are we? = La La Land는 로스앤젤레스(LA)의 별명이자 몽상의 세계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꿈 꿔 본 적 있고, 사랑해 본 적 있고, 꿈 같은 사랑과 작별한 적 있는 모두의 마음을 달콤쌉싸름하게 울리는 영화였다. 무모하고, 거침없고, 때로는 어리석기까지 했던 그때 그시절의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추억들이

밀정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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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   The Age of Shadows, 2016 액션 한국 140분 2016 .09.07  개봉 김지운 송강호 (이정출),  공유 (김우진) 대한독립만세! 아무리 이중첩자라도 조국은 하나요. 마음의 움직임이 가장 무서운 것 아니겠소? 난 사람들 말은 물론이고 내 말도 믿지를 못하겠소.  다만, 내가 해야만 할 일,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믿을 뿐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어디에 올려야 할 지를 정해야 할 때가 옵니다.  이동지는 자신의 이름을 어느 역사 위에 올리겠습니까?  앞으로 내 시간을 이 동지에게 맡기겠습니다.  우리는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실패가 쌓이고, 우리는 그 실패를 딛고서 앞으로 전진하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야 합니다. 다시 만날 땐 내가 어떻게 변해있을지 장담 못해. 알았어? 의열단의 이름으로 적의 밀정을 척살한다. 지옥에서 보자. 지금! 저는 의열단이 아닙니다. 제 입무를 다했을 뿐입니다. 억울합니다. 단원들 이곳을 다녀가다.  너는 이 나라가 독립이 될 것 같냐?  = 이육사, 절정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영화를 보고 나니 문득 이 시가 떠올랐다.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한 발 재겨 디딜 곳 없을 때 그가 고른 무릎 꿇을 곳. 위대한 본능일까. 영화의 무게는 특별출연한 이병헌의 대사에 모두 담겨있다. 독립투사들이 이해할 수 없는 배포를 지닌 영웅들은 아니

나의 첫 번째 일본, 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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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일본, 오키나와     남국의 복장을 한 피카츄들. 귀여워서 살 뻔 했다. 포켓몬들이 즐비하다  조금 늦은 여름휴가를 오키나와로 가기로 한 데는 여러가지 계산이 있었다. 우선은 돈 계산을 했다. 이런 저런 계획으로 돈을 알차게 모으기로 다짐했건만 잘 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아시아를 벗어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추려진 게 태국, 대만, 일본, 베트남 정도였다. 슈리성 무료 춤 공연 첫 순서. 아름다움이 가장 강조된 춤. 다이빙을 꼭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일년에 한번씩 다니는 걸로는 매번 할 때마다 가망이 없을 거라는 불길한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다시 대만과 오키나와 정도로 목적지를 추릴 수 있었다. 틈나는 대로 대한항공 어플과 인터파크 항공 어플을 기웃거렸다. 그리고 마침내, 어느 야근날 밤, 26만원짜리 오키나와 왕복 대한항공 티켓을 발견하자마자 결제를 했다. 그 다음에 같은 직업을 가진 친구를 살살 꼬셨다. 그녀는 알까. 이 휴가가 내 생애 최초로 친구와 함께한 휴가였다는 것을. 다니는 동안 발이 되어 준 버스들. 시간표, 노선도 몰라서 한참을 해메었는데. 터미널 가니 정보가 많았다. 잔파 비치 근처의 터미널. 오키나와는 생각보다 큰 섬이었다. '오키나와에 갈거야!'라고 하니까, '어느 섬? 북부?'하고 묻던 일본인 친구의 아리송한 표정은 여행 책을 산 뒤에야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는 많지 않았다. 나는 주차를 할 줄 모르는, 반쯤은 장롱 속에 든 면허의 소유자였고 친구는 여행을 앞두고 운전면허 실기 시험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위험한 운전은 꿈도 꾸지 말라는 신의 계시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메마시떼, 도조 요로시꾸 오네가이시마스 국제거리의 비오는 야경 나홀로 일본에 도착한 건 9월 27일 밤이었다. 17호 태풍이 허겁지겁 지나간 터라 대차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와서 조금 움츠러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