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2016)


라라랜드

La La Land, 2016






라이언 고슬링(세바스찬), 엠마 스톤(미아)







What a waste of lovely night!



How are you gonna be a revolutionary if you're such a traditionalist? You hold onto the past, but jazz is about the future.



You could just write your own roles, you know, write something that's interesting as you are.
What are you going to do?
I have my own club.



Maybe I'm not good enough!
Yes, you are.
Maybe I'm not. It's like a pipedream.



This is the dream! It's conflict and it's compromised, it's very, very exciting.



Here's to the ones who dream, foolish as they may seem. Here's to the hearts that ache. Here's to the mess we make.



Where are we?


=

La La Land는 로스앤젤레스(LA)의 별명이자 몽상의 세계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꿈 꿔 본 적 있고, 사랑해 본 적 있고, 꿈 같은 사랑과 작별한 적 있는 모두의 마음을 달콤쌉싸름하게 울리는 영화였다. 무모하고, 거침없고, 때로는 어리석기까지 했던 그때 그시절의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추억들이 한겹한겹 재즈 선율을 타고 흩날리는 느낌이 들었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부터 뜨겁게 타오르다 차분하게 가라앉고, 아파하고, 덤덤해지고, 그 사랑이 성숙하게 매듭지어지는 마지막까지 영화라는 장르의 매력의 최대치를 뽐내는 방식으로 완벽하게 그렸다. 사랑이 무르익으면서 꿈도 날개를 달았다가 다시 고꾸라지고 좌충우동 부딪히고 현실과 타협하거나 낙담한다.

사랑과 꿈을 모두 잃을 수도 있었다. 그들은 오랜 꿈을 멋지게 이뤄낸 축복받은 사람들이었다. 꼭 맞는 때에, 서로가 곁에 있었던 덕분이었다. 미아는 세바스찬이 아니었다면, 세바스찬은 미아가 아니었다면 현실과 타협한 수많은 어른들 중 하나로 남았을 거다. 비록 서로의 꿈을 위해 인연을 접은 댓가로 전리품처럼 성공을 얻었지만 선택의 순간에서 함께 내린 결정이니 후회는 없을 것이다. 둘을 모두 성숙하게 하는 사랑이라니 아름답고 벅차다. 그래서 서로 진심을 다해 말할 수 있었던 거겠지. 나는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할 거라고.

압권은 단연코 마지막 10분이다. 영화사를 통틀어서도 기록될만한 엔딩이었다. 예상 가능한 스토리를 찬란하게 치장하는 연출력이 돋보였다.

미아가 그려준 간판이 그녀 눈에 띄는 그 순간부터 심장이 쿵 내려앉은 듯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추억이 서린 노래가 재회를 기념하듯 건반 위로 흐르자, '만약'이라는 꼬리표를 단 회한들이 첫 만남의 순간부터 펼쳐진다. 더없이 애절한 가정법이다. 그 노랠 들으면서 둘은 생각했을 것이다. 이뤄질 수 없는 만약의 세계 저편으로 넘어가버린 못다한 사랑의 언약들, 오지 않은 미래들을.  다만 끝나버린 사랑이 늘 그렇듯, 같은 마음에서 뭉게뭉게 피어나는 복잡오묘한 감정들이 실현될 수 있는 게 아니라 꿈 같은 상상일 뿐이라는 것이 이내 너무나도 명백해져서 마음이 아팠을 테다.

지독히 현실적인 이 선긋기를 감독은 '영화 속의 영화'로 표현해낸다. 머릿속 생각과 마음속 감정들이 시각화돼 은막 위에 수놓아진다. 오열할 밖에 도리가 없었다. 이 엔딩을 보면서 느낀 풍부하고 복잡다단한 감정을 차마 글로 다 담아내기가 어렵다. 뭐라고 적어도 다 담아내지 못할 것 같다. 클럽을 나서며 미아와 세바스찬이 주고받는 그 깊은 눈빛은 영영 잊기 힘들것이다. 자신들의 젊은 나날에 대한 찬사 같은 애정어린 그 시선이 바로 천마디 말보다 큰 격려였다.

매혹적인 이야기에 분위기를 더하는 음악, 빛과 색채가 어우러져진 완벽한 미장센까지.
영화만이 선보일수 있는 이런 낭만 때문에, 나는 영화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해피투게더 (1997)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인턴 (2015)

2015년 11월 4일 수요일 10개 일간지 1면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