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정 (2016)


밀정 

The Age of Shadows, 2016






액션한국140분2016.09.07 개봉
송강호(이정출), 공유(김우진)





대한독립만세!



아무리 이중첩자라도 조국은 하나요. 마음의 움직임이 가장 무서운 것 아니겠소?



난 사람들 말은 물론이고 내 말도 믿지를 못하겠소. 
다만, 내가 해야만 할 일,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믿을 뿐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어디에 올려야 할 지를 정해야 할 때가 옵니다. 
이동지는 자신의 이름을 어느 역사 위에 올리겠습니까? 
앞으로 내 시간을 이 동지에게 맡기겠습니다. 



우리는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실패가 쌓이고, 우리는 그 실패를 딛고서 앞으로 전진하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야 합니다.



다시 만날 땐 내가 어떻게 변해있을지 장담 못해. 알았어?



의열단의 이름으로 적의 밀정을 척살한다. 지옥에서 보자.



지금!



저는 의열단이 아닙니다. 제 입무를 다했을 뿐입니다. 억울합니다.



단원들 이곳을 다녀가다. 



너는 이 나라가 독립이 될 것 같냐? 



=

이육사, 절정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영화를 보고 나니 문득 이 시가 떠올랐다.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한 발 재겨 디딜 곳 없을 때 그가 고른 무릎 꿇을 곳. 위대한 본능일까.

영화의 무게는 특별출연한 이병헌의 대사에 모두 담겨있다.
독립투사들이 이해할 수 없는 배포를 지닌 영웅들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다. 그저 마땅히 해야할 일을 묵묵히 했던 평범한 사람들. 성패나 공로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흔들림의 끝에서라도, 극단의 순간에서 도리를 다한 사람들. 그들의 피땀으로 일궈낸 나라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이정출처럼 무거운 선택의 순간이 내게 주어졌을때, 나라면 마땅히 할 일 쪽으로 고민 없이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을까?

암살이나 덕혜옹주랑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수준이 다른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훨씬 세련됐고, 감각적이었고, 깊었다.
특히 옛 벗의 발가락을 죽음의 편지와 함께 건넨 이정출의 등 뒤로 폭탄히 터지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볼레로를 선율 삼은 폭탄이 맹렬한 기세를 발휘할 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 여느 리뷰보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읽은 글이 있어서 함께 저장해둔다.

"그는 더 이상 조선이 독립할 것 같은지를 따지지 않고, 지는 싸움에 나선다. “나는 사람들의 말은 물론이고 내 말도 믿지를 못하겠소. 나는 다만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믿을 뿐이오.” 라는 정채산의 말은 내가 어느 편에 서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던 이정출의 머리를 말끔하게 씻어준다.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생각할 것. 그는 연계순의 피를 묻혔던 손으로 폭탄을 운반하여 거사를 실행한다. 김장옥의 가벼운 발가락을 히가시에게 건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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