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또! 오해영(tvN)


  1. 울어도 되나요
    -난 안 죽어요. 내가 요즘 가장 원하는 게 죽는 건데, 내가 원하는 건 안 이뤄지거든요. 그니까 난 안 죽어요

  2. 미필적 고의에 의한 인연
    -여자는 아무리 취해도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말은 죽었다 깨어나도 안 해요. 술이 떡이 돼도 안 해요. 아무 상관 없는, 두번 다시 볼 일 없는 사람이면 모를까. 우리 아무 상관 없는 사이 될래요?
    -어떻게든 그냥 살아요. 피투성이라도 그냥 살아요. 살아남는 게 이기는 거야.


  3. 살고 싶을 땐, 사랑하기로




    -학교 때 오해영이 둘이었어요. 다른 오해영은 되게 잘 나갔어요.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도는 줄 알았는데 걔 옆에만 가면 그냥 들러리. 근데 만약에 내가 왼전히 사라지고 걔가 된다면 그런 기회가 온다면 나 걔가 되기로 선택할까? 안 하겠더라고요. 난 내가 여기서 좀만 더 괜찮아 지길 바랐던 거지, 걔가 되길 원한 건 아니었어요.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 되길 바라요. 여전히..
    -누가 나한테 말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거 아무것도 아니라고. 결혼 전날 차인 거, 아무 것도 아니라고. 끝까지 말 안해주네. 참 매정하다
    -그게 어떻게 아무 것도 아니야? 세상이 나한테 사망선고 내린 기분, 우주에서 방출된 기분, 쫓겨난 우주에서 아양 떨면서 빌붙어 살아야 하는 기분. 그게 어떻게 아무것도 아니야? 난 결혼식 당일에 차였어. 한 대 맞고 쓰러진 거야. 좀 쉬었다가 일어나면 돼.
    -별 일 아니라는 말보다, 괜찮을 거란 말보다, 나랑 똑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게 백배 천배 위로가 된다. 생각해보면 '다 줄 거야' 하고 원 없이 사랑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항상 재고, 맘 졸이고, 나만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닌가 걱정하고. 이젠 그런 짓 하지 말자.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 만나면, 발로 채일 때까지 사랑하자. 꺼지라는 말에 겁 먹어서 눈물 뚝뚝 흘리면서, 조용히 돌아서는 그런 바보 같은 짓은 다시 하지 말자. 꽉 물고 두드려 맞아도 놓지 말자. 아낌 없이 다 줘버리자.

  4. 콧노래를 사서 집으로 가자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에요. 밤바람이 따듯해지는 계절. 든든해요. 어딘가 나랑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나는 내가 못나서 그런 일 당한 줄 알았는데. 잘난 사람들도 나처럼 결혼 전에 차이는구나. 미안해요. 그쪽 상처가 내 위로라고 해서.
    -먹는 거 이쁜데. 결혼할 뻔한 남자가 그랬다며. 먹는 게 꼴보기 싫어졌다고. 괜찮다고 먹는 거.
    -왜 변명하는데?
    -심쿵한 것 같아서.

  5. 미치게 짠한



    -빼지 마! 너는 너고! 나는 나야!
    -1급수에 사는 물고기와 3급수에 사는 물고기는 서로 만날 일이 없다. 1급수였던 예쁜 오해영은 1급수의 남자들을 만났고, 3급수였던 나는 3급수의 남자들을 만났다. 결혼을 하기로 했던 태진씨는 내가 만난 남자 중에 3급수가 아니었던 유일한 남자. 결국 그도 자기 급수의 여자를 찾아갔던 걸까? 박도경이 사랑했던 여자가 오해영이었다는 걸 안 순간, 그도 1급수란 걸 알았다. 나는 절대 들어갈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 다시는 재지 않고, 망설이지 않고, 발로 채일 때까지 사랑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짠해서 미치겠어요. 내가 던진 돌에 맞아서 날개가 부러졌는데, 바보처럼 내 품으로 날아들어온 새 같아요. 빨리 나아서 날아갔으면 좋겠는데, 어떻게든 빨리 낫게 해서 날아가게 해 주고 싶은데. 그러다가 행여나 좋아질까봐.
    -나 생각해서 일찍일찍 좀 다녀 주라.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 나 심심하다 진짜.

  6. 사랑 반, 측은 반

    -그 사람만 생각하면 꾹 눌러뒀던 나의 억울함이 터져나와요.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억울함.
    -있던 거야.
    -들어와 자. 뭐라고 안 할 테니까.

  7. 세상에 여자는 나 하나였으면 좋겠어
    -잘 먹었어. 맛있었어.
    -어쩌자고 이렇게 아름답고 지랄이니. 눈물 나게 진짜.
    -왜 욕은 해?
    -좋으니까.
    -바보, 감정 불구. 언젠가 나 때문에 울 거야. 울길 바라.
    -세상의 여자들은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세상에 여자는 나 하나였음 좋겠어.

  8. 그 때문에 우는게 아니야. 너 때문에 우는거야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난 바보같아서 어디냐고 물어만 봐도 설레고, 가자는 말에도 설레. 근데 진짜 바보 되는 것 같아서 더 이상은 못해먹겠어.

  9. 그 마음에 바람이 불었다
    -엄마, 나 심심해.
    -난 지금 아무라도 필요해. 날 버리고 간 사람이라도 필요해. 벽 뚫고 들어가 널 덮지지 않고 버티려면. 사람 헷갈리게 이랬다저랬다 하는 너 때문에 심장 터져 죽지 않으려면!

  10. 너에게 가는 길
    -마음은 인생의 정보를 다 알고 있으니까.
    -사라지는 걸 인정하면 엄한 데 힘 주고 살지 않아.
    -다섯 번 울리고 받을라 그랬는데, 세 번 만에 받았어. 나는 너무 쉬워 그지?
    -나중에 좋은 데서 자자, 우리.
    -끝까지 가보자.

  11. 아프고 아프고
    -넌 단 한 마디를 안 했어. 사랑한다고. 너를 사랑한다고. 그 한 마디를 안 했어. 오해영하네는 했을 거 아니야.
    -미안하단 말로 되냐? 사랑한다! 죽도록 사랑한다! 그러고 꿇었어야지. 시키는 건 다 했어야지. 너 왜 그렇게 꽉 틀어막고 사는 거냐? 왜 그렇게 마음을 아끼냐고.

  12. 나 떠나 부디 불행하길
    -사랑한다. 그럼 끝 아니니?
    -사랑한다는 언제나 옳아.
    -완전 망신창이야. 눈 뜨고 있기가 싫어. 근데 잠이 안 와. 화가 나서 잠이 안 오다가, 보고 싶어서 잠이 안 와.
    -그냥 내 마음 바닥날 때까지만 같이 가주면 안 될까? 바닥까지는 아니고 좀 수그러들 때까지만. 사람들다 알았고, 여기서 끝내는 게 맞아. 여기서 접는 게 맞아. 근데 나 안 접어질 것 같아. 여기서 괜히 오기부려서 그쪽 차버리면, 나 오랫동안 힘들 거 같아. 우리 그냥 좀만 사귀다 헤어지자. 아무도 모르게 좀만 사귀다 헤어지자.
    -돈돈 해대는 엄마가 싫었던 거지, 돈 없는 엄마가 싫었던 게 아니라고!
    -너한테 그렇게 쉬웠던 나를,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그렇게 쉬웠던 나를, 어떻게 이렇게 쉽게 버리니?
    -나는 네가 아주아주 불행했으면 좋겠어. 매일 밤마다 질질 짰으면 좋겠어. 나만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졌으면 좋겠어. 나는 이대로 너를 생각하다가 화병으로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그래서 네가 평생 죄책감에 시달렸으면 좋겠어.

  13. 헤아려 본 마음
    -서른 넘으면 되게 멋질 줄 알았어. 오피스텔 살면서 자가용 끌고, 일년에 한두번 해외여행 가고. 무슨 배짱으로 서른은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나 몰라.
    -돈 많이 벌 줄 알았나보지. 아주 쉽게 벌 줄 알았나보지.
    -사랑도 되게 멋지게 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이렇게 미련하게 휘청거리기나 하고.
    -그래도 난 사랑에 원없이 휘청거리는 네가 부러워.
    -그건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 거란다.
    -하루 종일 작아서 불편한 구두를 신고 다니면 그 사람 생각을 덜 하게 돼요. 신경이 온통 발에 가 있으니까. 그리고 집에 돌아와 신발을 벗으면 아주 잠시나마 행복해져요.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당신에 대한 기억 때문에, 정말 어이없는 곳에서 당신이 생각나 조용히 무너질 때마다, 아파라, 아파라, 더 아파라. 새벽에 일어나 자꾸 핸드폰을 확인할 때마다. 발길은 앞으로 가는데, 마음은 뒤로 가겠다고 울고 있을 때마다. 아파라, 더 아파라. 손 하나 까딱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 차리지 못할 정도로 아프면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 사라져요. 열이 펄펄 끓을수록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 사라져요. 아플수록 마음은 편해요.
    -반갑다, 나만 아프면 되게 억울할 뻔 했는데. 너도 아파서 엄청 반갑다. 다시 시건을 되돌린다고 해도 나 또 똑같이 니 결혼 깨버릴 거고, 그래서 네가 내 옆방으로 들어오게 할 거고, 그렇게 또 만날거야. 미안한데, 정말 미안한데, 니 결혼 깬거 하나도 안 미안해. 미안해. 근데 이게 본심이야. 너 안고 뒹굴고 싶은 거 참느라 병났다.

  14. 사랑이 아닌 모든 소리는 침묵하라
    -마음이 원하는 만큼 가자, 아끼지 말고 가자.
    -뚝심으로 저벅저벅 밀고 들어와 나를 감동시키는 남자들이 없었는데. 감동이 메말라 있었는데. 환장하게 좋다, 지금!
    -누군가에겐 죽고 싶을 만큼 좋은 사랑이, 누군가에겐 죽고 싶을 만큼의 상처.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난 내 사랑이 더 애틋하다.

  15. 더더더 사랑 못한 지난날들
    -난 내가 그 애를 붙들고 산다고 생각했다. 그 애는 날 붙들고 살았다고 한다. 그걸 안 지금 난 행복한가? 위로가 되는가? 왜 우울한 걸까?
    -나는 죽기 직전 그녀를 마음껏 사랑하지 못했다는 걸 후회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선택했고,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이렇게 죽으면 이 순간을 후회하겠지. 솔직하지 못해서, 솔직할 수 없어서 그녀를 오해하게 하고 마음 아프게 한 이 순간들을. 한태진 그가 솔직하지 못한 말로 그녀를 힘들게 했던 것처럼 나도 지금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건가. 지금 솔직하게 다 말해야 하는 건가. 나는 죽을지도 모른다고. 내가 솔직하게 다 말해도 우린 여전히 지금처럼 행복할 수 있을까? 내가 죽는다는 걸 알아도 그녀는 지금처럼 내 앞에서 계속 웃어줄 수 있을까?
    -사정이 있었어. 죽기 전에 너 떠나는 일은 없어. 89 아니야, 100이야.
    -태진씨 마음의 상처가 아물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이 편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마음 아픈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태진씨도, 나도, 그 사람도.

  16. 너로 인해 살아진다
    -보자마자 그쪽 마음 속으로 훅 쳐들어가 퍼질러 앉아있고 싶었어. 그쪽 불행하게 하는 것들 싹 다 치워버리고 뜨끈하게 불지피고 나 혼자 앉아있고 싶었어.
    -그게 사랑이니? 부담주기 싫어서 상처주는 게, 그게 사랑이니? 남자들 사이에선 그게 사랑이야? 어디서들 사랑을 배웠길래 그래?
    -1985년 5월 22일. 이 동네에 여자아이가 하나 태어났지요. 성은 미요, 이름은 친년이. 나를 닮아서 미웠고, 나를 닮아서 애틋했습니다. 왜 정 많은 것들은 죄다 슬픈지. 정이 많아 내가 겪은 모든 슬픔을 친년이도 겪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래서 미웠고, 그래서 애틋했습니다. 차고 오던 깡통도 버리지 못하고 집구석으로 주워들고 들어오는 친년이를 보면서 울화통이 터졌다가 또 그 마음이 예뻤다가. 어떤 놈한테 또 정신이 팔려 간, 쓸개 다 빼주고 있는 친년이. 그게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응원하는 사람이 되어주면 그래도 덜 슬프려나. 그딴 짓 하지 말라고 잡아채 주저앉히는 사람이 아니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래도 좀 덜 슬프려나. 그래서 오늘도 친년이 옆에 앉아 이 짓을 합니다.

  17. 오늘 죽어도 좋을만큼
    -왜 그렇게 마음을 아끼면서 살았는지. 아무것도 아닌 일에 왜 그렇게 긴장하면서 살았는지. 너한테 내 마음하고 다른 말도 많이 했고. 살면서 한번도 마음을 편하게 풀어헤쳐 본 적이 없었어. 니가 너무 겁없이 밀고 들어와서 당황스러웠어. 여자가 이래도 되나. 근데 좋았어. 감동이었어. 이런 사랑 못해보고 죽었으면 정말 억울할 뻔 했어. 이제 죽을 때 후회할 일은 없을 것 같아. 고마워.
    -있던거 아니야. 산 거야.
    -나 죽나? 왜 이렇게 잘해주지? 너무 잘해주니까 겁나는데.
    -죽는 순간 이 타이밍을 돌아본다면, 후회하지 않을 거다. 후회하지 않을 거다.

  18. 살아있어 고마운 그대



    -두 사람 서로 죽고 못 사는 것 같았습니다. 살면서 그렇게 마음이 좋아 날뛸 날이 얼마나 있을 것이며, 또 그 마음 욕심껏 채우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남들 눈치 보지 말고, 행복할 수 있을 때까지 원없이 행복해보라고 제가 바래다줬습니다.
    -그녀 말대로 난 감정불구였다. 내가 불행한지 행복한지도 모르고 살았던 감정불구. 웬만해서 마음을 고쳐먹을 리 없는 아주 심한 감정불구였기에 죽는 순간을 미리 봤어야만 했던 것 같다. 죽는 순간에 뭘 후회하는지. 그렇게 다치고도 또 사랑, 또 사랑을 외치며 겁없이 달려오는 그녀를 보면서, 마음은 형체가 없어 언제든 새 것이 될 수 있는 양 겁없이 풀어헤치며 달려오는 그녀를 보면서 이상하게 안심이 됐고 그녀 옆에 있고 싶었다. 나한테도 그 기운이 옮겨오길 바라면서.
    -모든 공포를 사라지게 하는 손의 힘, 아마도 그건 그대라는 존재의 힘.
    -죽다 살아난 사람은 생을 다르게 살아간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마음. 행복한 마음, 그것만이 전부.
    -함께하면서 울고 웃었던 시간, 쓰고 달았던 시간, 무너지고 일어났던 시간. 아마도 생애 마지막 날 그런 시간들을 돌아보면서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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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심으로 시작했는데 그 이상을 느꼈다. 보통 여자의 사소하면서도 현실적인 마음, 그 속의 고민과 상처와 기쁨과 설렘이 모두 묻어있어서 울고 웃고 다 했다. 
심심하다는 감정의 깊이가 이토록 깊은 줄은 어릴때 미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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