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The Intern, 2015 낸시 마이어스 앤 해서웨이 (줄스 오스틴), 로버트 드 니로 (벤 휘태커) # Retirement is an ongoing, relentless effort in creativity. You can try yoga, like to cook, bought some plants, took classes in Mandarin. Believe me, I've tried everything. I just know there's a hole in my life and I need to fill it, soon. # I read once that musicians don't retire. They stop when there's no more music in them. Well, I still have music in me. Absolutely positive about that. # The truth is, something about you makes me feel calm, more centered or something I could use that, obviously. = 아름다운 동화였다. 스스로 나 너무 배배 꼬인 것 아닐까 잠시 반문해 보기도 했지만 마찬가지다. 동화는 동화다. 뜻밖의 성공을 거머쥔 유능하고 아름다운 여성 CEO가 인품 좋은 멘토까지 얻게 되는. 우리네 현실과 견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쩔 도리 없이 외떨어진 격차 때문이다. 주로 그런 것들이다. 유능한 남편을 둔 가정 주부가 부엌에서 샌드위치를 만들다 생각난 아이템을 사업으로 실현할 수 있을까, 그런 아내가 성공가도를 밟을 때 자기 커리어를 내려놓고 '주부'가 되기를 결심할 남편이 있을까. 갓 달리기 시작한 스타트업에서 시니어 인턴을 뽑을 여유가...
번지점프를 하다 로맨스/멜로/드라마 한국 2001.02.03 개봉 101분, 15세이상관람가 (감독) 김대승 (주연) 이병헌 , 이은주 내가 마법 걸었어요. 이렇게 새끼손가락 펴게. 조심하고 싶었어요. 아는 척 하는 순간, 아무것도 아닌 게 될까봐요. 첫눈에 보고 사랑에 빠졌다는 건 지금 니 얼굴이나 니 몸메가 맘에 든다는 얘기거든. 근데 사랑은 그렇게 순간적으로 풍덩 빠지는 게 아니야. 그 사람을 알아보는 거지. 이 줄은 세상인데 이 세상 암 곳에다 작은 바늘 하나를 세우고 하늘에서 아주 작은 밀씨 하나를 뿌렸을 때 그게 그 바늘에 꽂힐 확률, 그 계산도 안 되는 확률로 만나는 게 인연이다. - 왔구나. - 미안해, 너무 늦었지? - 늦게라도 와줘서 고마워. - 이번엔 여자로 태어나야지. - 그런데 나도 여자로 태어나면 어떻게 하지? - 그럼 또 사랑해야지 뭐. 인생의 절벽 아래로 뛰어내린대도 그 아래는 끝이 아닐 거라고 당신은 말했습니다. 다시 만나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영원히. = 헤아릴 수 없는 확률로 시작되는 만남, 상대를 알아볼 수 있는 능력, 의지로 다스릴 수 없는 마음, 인생의 절벽 아래로라도 함께라면 뛰어내릴 수 있는 믿음, 이 모든게 한데 모여 서로 사랑한다는 기적을 만들어낸다. 개연성으로 인한 아쉬움은 중간중간 마음에 쏙 드는 연출이 수두룩해 상쇄되었다. 이제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를 들으면 두...
2015년 11월 24일 월요일 10개 일간지 1면 -11월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경향신문: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국민일보: 민주화의 巨山 떠나다 ▼동아일보: 닭의 모가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문화일보: '미완의 改革과 통합' 숙제 남기고 가다 ▼서울신문: 민주화 '巨山' 떠나다 ▼세계일보: 민주화 큰 별 지다 ▼조선일보: 大道無門의 승부사 '巨山' 잠들다 ▼중앙일보: "통합과 화합" 승부사 YS 마지막 메시지 ▼한겨레: 민주화 큰산 떠나다 ▼한국일보: 민주화의 긴 여정 맺다 = 사진은 조선 동아가 제일 힘있는 느낌. 제목까지 더하면 조선에 한표. 전반적으로 거산에 집착한 느낌
YEARS AND YEARS (2019) SCREENPLAY & CREATED BY: Russel T. Davis DIRECTED BY: SIMON CELLAN JONES / LISA MULCAHY STARRING: EMMA THOMPSON / RORY KINNEAR / RUSSEL TOVEY / T'NIA MILLER... PRODUCTION: BBC/HBO 한토막 대사, 찰나의 장면도 허투루 쓰지 않은 완벽한 수작이 나타났다. 브렉시트, 트럼프, 미중관계, 핵무기, 기후변화, 남중국해, 러시아-우크라이나, PIGS, 금융위기, 난민, 사이버테러, 백신 없는 바이러스, 하이테크 이슈까지 현존하는 모든 문제를 6화짜리 드라마에 전부 쓸어담았는데 한 순간도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다. 셰익스피어와 조지오웰과 올더스헉슬리의 나라가 또 해낸 것이다. (약간의 스포를 포함하고 있음) 핍진한 비극이 임박했나니 핍진성(verisimilitude) . 작품이 얼마나 신뢰할 만하고 개연성이 있는지, 진짜와 비슷한지에 대한 정도를 이르는 말이다. 핍진한 정도의 완급 조절에 실패한 작품은 논픽션 다큐멘터리마냥 딱딱해지거나, 허무맹랑한 공상처럼 붕 뜬 신기루에 그치고 만다. 이어즈 앤 이어즈는 아주 핍진하다. 실존하는 인물들이 나타나 국제 정세를 어그러뜨린다. 시장경제는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린다. 엊그제 뉴스에서 본 것 같은 어쩌면 내일 뉴스에서 볼 것 같은 정무적 '막말'들이 극속 정치인들의 입을 거쳐 쏟아진다. '지능이 낮으면 투표권을 박탈해야 한다', '투표를 의무화해야 한다'와 것 같이, 술자리 안주거리로 지금도 오르내릴 말들이 드라마 속에서 현실이 된다.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다 익사한 난민들 이야기는 이미 화면 밖에서 반복된 사실( 史 實) 이다. 당장 내일 일어날 일이래도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이 적을 정도로 모든 요인이 현실적이다...
멀리 갈라타 탑이 보인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누빌 수 있는 유람선. '부디 내 인생에 두번째 터키가 있었으면 좋겠다.' 2014년 11월 겨울 휴가를 마치고 그런 생각을 했었다. 터키의 매력에 완전히 사로잡혀 한동안 빠져나오기가 힘이 들었다. 수천년의 고도 이스탄불의 왁자지껄한 화려함도 좋았고 어디로 눈을 돌려도 절경 뿐인 카파도키아의 우아한 척박함도 압도적이었다. 새하얗게 반짝이는 파묵칼레에서는 정말 더할 나위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두번째 터키는 예상보다 일찍, 뜻밖의 기회로 찾아왔다. 별로 좋은 시기는 아니었다. IS 테러니 군부 쿠데타 미수니 해서 온통 국제면을 장식한 뒤였으니까.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했다. 그 어느때보다도 헐값에 터키 구경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말들도 나오는 때였다. 나의 임무는 만연한 불안을 달랜 뒤 돌아선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터키로 붙잡아매는 일이었다. 갑자기 떨어진 출장에 전후 사정으로 미뤄보아 여러모로 안 가는게 이득이었지만, 오로지 터키라서, 터키이기 때문에 그래도 갔다. 탁심광장. 붉은 깃발이 파도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그게 벌써 한 달 전 일이다. 적어야지 적어야지 하던 게 많이 늦어졌다. 내가 다녀간 뒤로 터키는 다사다난한 일을 숱하게 겪었다. IS, 테러, 쿠데타, 새로운 독재. 국제 뉴스로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한없이 아름답고 매력적이던 이 나라가 생생하게 떠올라 눈이 시렸는데. 내가 다녀오고, 여행 기사를 출고하고, 조금 그 며칠을 잊었을 동안 터키는 꽤나 평온했었다. 그런데 지난주에 다시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인근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국제면 뉴스 거리가 됐다. 더 늦으면 영영 적지 못할 것 같아 뒤늦게 사진을 추려서 아무거라도 적어놓기로 하고 노트북을 열었다. 탁심 광장을 지나가는 엄마와 아이들. 변화 아닌 변화는 눈에 띄게 늘어난 국기에서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워낙에 이 나라가 국기를 너무나도 사랑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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