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맨 (2011)


버닝 맨

Burning Man, 2011










Be careful that you don't go so far out that you can't find your way  back. 
What if I don't want to get back?



F-word F-word F-word F-word cancer. Can I say it once?
Okay just once. 
Fucking cancer. 



I indicated right, and turned left.  



You got your mother's eyes.





=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

성혼 선서에도 불구하고 분명 예고 없이 죽음이 둘 사이를 갈라놓는 순간이 온다. 빠를 수도 있고, 더딜 수도 있다. 어느 때건,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자명하고도 잔인한 진리다.  

사별 뒤의 삶을 견뎌내야만 하는 남겨진 자의 타들어가는 듯한 몸부림을 연기하는 매튜 구드가 너무 좋았다. 그는 정말이지 오른쪽 깜빡이를 켜고 좌회전하듯 방향을 잃고 지낸다.
조각난 삶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지난하고, 위태롭다.

보는 내내 '데몰리션' 생각이 났다. 데몰리션의 데이비스가 스스로 치유하고 진정한 삶을 되찾기 위해 부숴야 했다면, 버닝맨의 톰은 아무데서나 불쑥불쑥 튀어나와 불타오르는 추억들을 다시 직면해야 하는 것이다. 시신이 담긴 관은 활활 잘만 타오르는데 조각난 기억들은 남겨진자의 생을 붙들고 좀처럼 놓아주지 않는다. 산 사람의 일상에 매일같이 펼쳐지는 사투다.

두 이야기에 차이를 만드는 변수는 '아이'다. 이 놀라운 사랑의 결실이 해내는 아무것도 아닌 듯 하면서 다른 누구도 할 수 없는 대단한 위로와 치유가 심장을 저릿하게 했다.

편집과 연출은 그의 위태로운 새출발을 표현하는데 더없이 좋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뒤죽박죽 분절된 장면들 자체가 톰의 삶이고 마음이라는 게 와닿아서 가슴이 아팠다. 누군가에게 저렇게까지 사랑받는 대단한 축복이 부럽기도 했다. 그를 무너뜨리는 것도, 다시 세우는 것도 사랑하는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암이라는 질병은 꼭 정복되었으면 하고, 사별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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