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2016)
헤어짐이 슬픈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실망한 것이었다.
안생을 자신만큼 사랑할 수 없어 실망했고,
인생의 모든 것을 나눌 수 없음에 낙담했다.
예전엔 미처 몰랐다. 어른이 된다는 건 원래 이런 것이란 걸.
칠월은 안생에게서 이별을 배우고 그리움과 기다림도 배웠다.
세상에 뛰어들 열정이 너와 함께 사라졌나봐. 네가 멀리 갈수록 난 어디에도 가기 싫어.
조금 굴곡진 삶을 산다고 해서 불행해지는 건 아냐. 좀 많이 힘들 뿐이지.
어차피 여자는 어떤 선택을 해도 힘들어. 내딸만은 예외이길 바라는 거지.
안생아 넌 내 최고의 친구야. 난 널 미워했지만, 그래도 나한텐 너뿐이었어.
이별이 어떻게 슬프지 않을 수 있을까? 단지 어른이 되었으니 작별인사에 익숙해져야겠지.
떠돌던 칠월은 알았다.
언젠가 뒤돌아봤을 때 자기 그림자를 밟고 있는 이는 분명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 안생일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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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닿았다가 포개어졌다가 엇갈리다가, 마침내 서로가 되어버린 두 소녀의 그림자.
영혼을 낱낱이 나누진 못하더라도, 너의 이름으로 너의 삶을 써내려가며 너의 그림자 위를 살아가는 뜨거운 우정. 서로에 대한 동경은 조금 슬픈 방식으로 실현되었다.
악역은 남자주인공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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