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퀴드 러브, 지그문트 바우만

리퀴드 러브 사랑하지 않을 권리, 현대의 우울과 고통의 원천에 대하여

저자 지그문트 바우만|역자 권태우조형준|새물결 |2013.04.15원제Liquid love


'개체화'가 만연한 우리 세계에서 관계들은 혼란스런 축복이다. 즉 단꿈과 악몽 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언제 정반대의 것으로 뒤바뀔지 알 수 없다. 이 두 아바타는 대부분의 시간에서 동거한다-상이한 의식 수준에서이긴 하지만. 그리하여 모든 것이 유동적인 현대에서는 삶의 모든 것이 양면성을 띤다.
p.19


사랑은 이미 만들어진, 완벽하고 완성된 것을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것이 생성되는 과정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에서 의미를 찾는다. 사랑은 초월성에 가깝다. 그것은 창조 욕구의 또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으며 모든 창조 행위가 과연 그것이 무엇으로 끝날지를 결코 확신하지 못하듯이, 사랑 역시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
...
사랑한다는 것은 그러한 운명에 모든 인간의 조건 중 가장 숭고한 것에 문을 열어준다는 것을 의미하며, 두려움은 기쁨과 뒤섞여 더이상 구성요소들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합금이 된다. 그러한 운명에 문을 열어준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존재 속으로의 자유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의 동반자인 타자 속에 구현되어 있는 저 자유를 말이다.
p.40~41


사방으로 내달릴수 있는 길들의 소용돌이인 네트워크(network)와 네트(net)를 혼동하지 마라. 내부에서는 마치 새장처럼 느껴지는 저 기만적 도구를 말이다.
p.149


장소들 사이의 차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고 신체적으로도 가닿을 수 있는 곳에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차이는 계속해서 지워지고 이제는 거의 무에 가까운 것이 되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대상들의 우주 속에서 오직 당신만이 정지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연장된 것들, 즉 당신과 접속 중인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바로 당신 덕분에! 당신 덕분에!). 접속에 의해 연결된 사람들이 움직여도 접속은 손상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접속은 유사 한가운데 있는 바위 같다.
p.151


삶이란 살아남는 것에 관한 것이다. 강자가 살아남는다. 먼저 공격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
희생자의 비인간화는 희생시키는 자도 비인간화시킨다-도덕적으로 황폐하게 한다-는 사실은 별로 문제될 것이 없는 일로 치부된다.
...
생존-살아남는것-은 분명히 생존에 몰두하는 삶의 비인간성에 의해 손상당하거나 오염되지 않는 가치이다. 그것은 그 자체로서 추구할 만한 것이다.
p.200


기억은 복합적인 축복이다. 더 정확히는, 합쳐져 하나로 만들어진 축복이자 저주이다. 기억은 많은 것을 '계속 살아 있게' 한다.
...
기억은 선택하고 해석한다-그리고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해석할지는 끊임없는 논란과 논쟁의 대상이다. 과거를 부활시키고, 과거를 계속 살아 있게 하는 것은 기억의 적극적인, 즉 선택하고 재처리하고 재활용하는 작업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
p.203


그러한 행위들이 의존하고 있는 자기기만의 가면을 벗기고 미심쩍은 것으로 만들어 그처럼 스스로 만들어낸 제약들을 극복하는 것이 삶의 주권적 표현을 자유롭게 하기 위한 사전의 필수조건임이 확인된다. 왜냐하면 그러한 표현은 무엇보다 먼저 신뢰, 연민, 자비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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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마다 생각할 건 많은데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서 힘들었다. 
현대의 불안과 위험에 대해 결국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인지, 나는 명쾌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 

현대는 꽤나 슬픈 시대라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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