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2016)

부산행

TRAIN TO BUSAN, 2016

액션, 스릴러한국118분2016.07.20 개봉

연상호

공유(석우), 정유미(성경), 마동석(상화)

왜그랬어, 다 태울수 있었잖아 이 미친 새끼야!
여기있는 사람들은 살아야 할 거 아냐! 이새끼.. 감염됐어.

놀고들 있네. 언니 수고 많았어.

저희 잘못 아니죠? 저희는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저는 이 방송이 끝나는 대로 운행 가능한 열차를 좌측 끝 선로, 좌측 끝 선로에 배치하겠습니다. 그럼 생존자 여러분 행운을 빕니다. 

터널이 어두워서 생사판정이 불가능합니다.

그럼 사살하라.

 =

한국형 좀비 영화, 관객 몰이만큼은 성공한 듯 하다. 심심풀이로 보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좀비의 안무도 좋았고, 고속열차 안이라는 공간적인 특수함 등등이 볼거리를 더했다. 어두운 데서 보지 못하는 좀비란 특색도 인상깊었다. 좀비 에스컬레이터, 좀비 아쿠아리움 등등 좀비 떼거지가 보여주는 비주얼도 감각적?이었다고 본다. 

마냥 오락 영화는 아니었다. 감독이 세월호를 많이 생각했었다고 인터뷰했었는데 그런 대목도 많이 눈에 들어온다. 꽤나 길게 잡혔던 장관? 국민안전처장?의 권태로운 뉴스 인터뷰. 믿고 안심하시고, 집에 계시라고. 동시다발적 시위를 진압하고 있다고 하는 부분 너무 현실감있어서 슬펐다. 목숨을 걸고 끝까지 직을 다하는 기관사의 모습은 세월호 선장의 속옷 차림 줄행랑과 대비된다. 

인간 군상들이 보여주는 민낯도 마찬가지. 여기있는 사람이라도 살아야 한다는 아우성이 섬칫하면서도 막상 저 위치에서 나는 어느 편에 설 수 있을것인가를 비춰보게 했다. 동생 할머니가 문을 열어젖히는 장면에서는 카타르시스마저 느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 감독이 연상호라는 점만 빼면 훌륭하다고 누가 그랬었는데 그게 맞다. 감독에 거는 기대가 너무 커서 아쉬운 감이 좀 있었다. 메세지들이 너무 노골적이라 살짝 촌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감독의 첫 실사 영화라선지 배우들 연기 컨트롤이 잘 되지 못했다는 인상도. 안소희는 연기연습 더 해야겠다 마스크는 좋은데. 아역 연기도 좀 아쉬웠고(이건 너무 곡성 아역과 비교돼서일수도 있다). 또 좀 뜬금없는 장면이나 설정들이 있어서 거슬렸다. 갑자기 마동석이 공유한테 아빠타령 하는 거랑, 버스회사 사장 아저씨 좀비화 되는 과정에서 지능 상실한 부분 등등. 마지막 30분의 과도한 신파도 조금은 너무 상업적이랄까.

이러니저러니 해도 유례없는 기록을 갈아치우며 천만 영화 반열에 들 것으로 보인다. 나쁘지 않은 오락 영화다. 절반의 성공이라 하겠다. 이것저것 지적했지만 그 상업적 신파에 눈 시커매지게 울고 나왔다. 슬픈걸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