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8일 오후 8시 5분에 저장한 글입니다.

봄노랠 두고 사람들은 사라질지도 모르는 계절에 대해, 아니 어쩌면 사라져가는 계절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언젠간 이 노래가 유물이 돼 버린 계절의 풍경과 감성을 대변할 거라고. 이게 바로 낭만이 흐르는 새로운 방식이다.

계절의 부재가운데 나는 나름의 일상을 꾸려가고 있다. 사실 이 날들을 온전한 일상으로 받아들이긴 힘들지도 모른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날그날 밀려드는 일들에 간신히 대처하고 꾸역꾸역 새롭게 뭔갈 배운다. 심지어 스스로에 대한 평가조차 내릴 수 없을 정도로 우리들은 그렇게 휩쓸려다니고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이 하루하루는 분명 내 안의 어디엔가 차곡차곡 쌓여야만하는, 어떤 기회이자 가능성이다. 난 그걸 필사적으로 그러모아야하는데 그러고 있는질 알 수가 없다. 한심하대도 어쩔수 없다.

이모든 상황들 때문일까. 밀려드는 파도. 혼란과 절제에 대해 얘기했다. 철저한 타인이다. 놀라진 않았다. 모든 관계는 일정한 무게를 나눠 짊어지기 마련이니까. 표현의 양태는 다를지라도 같은 마음을 각자 앓고 있단 것이다.
그마음을 확인하는 일, 앓는 소릴 듣게 되는 일은 두렵지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요즘 그 과정을 걷고 있단 생각이 든다.

그 누구도 쉽게 지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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