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요코야마 히데오

나긋나긋한 태도로 경찰 특유의 체취를 지운 채 보도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척, 경찰 조직의 폐쇄성에 분개하는 언론의 부당한 항의를 고스란히 받아냈다. 겉으로는 '홍보와 소통의 부서'를 표방했지만, '소통'이란 대부분 기자들의 가시 돋친 말을 이해하는 척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에 불과했으며, 여론의 대변자인 양 행세하는 그들의 스트레스 배출구를 제공해주는 것이었다. "우리는 방파제 같은 존재일세." 당시 홍보담당관은 그렇게 자조했다. 언론의 비위를 맞추며 적당히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 경찰을 비판하는 창끝을 무디게 하는 것이 공보 업무의 전부라는 투였다.
p.22

기자실은 특수한 공간이다. 수많은 경쟁자들이 한곳에 모여 서로의 동향을 견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동지애적인 연대의식을 가지고 있다. 경찰을 상대할 때 그 연대감은 공동전선으로 바뀐다. 아까처럼 경찰을 무색케 하는 단결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어차피 월급 나오는 곳은 제각각이다. 각 회사마다 방침도, 분위기도 다르다 보니 모두가 한마음일 수는 없다. 
p.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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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실 선배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진 책. 7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내려간 데는 직업병이라 분류될만한 일종의 편집증이 기여했다.
그렇게들 경찰서와 기자실, 사건, 사스마리를 떠나고 싶다고 노래노래를 부르면서도 이렇게 맴도는 것은 일을 사랑하기 때문인 것일까.
무튼 위의 두 부분에는 꽤나 공감이 갔다.



흡입력이 대단한 것은 사실이나 '일본 소설의 수준을 단번에 끌어올린 걸작'이라는 수식에는 걸맞지 않는다고 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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