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7일 오후 8시 16분에 저장한 글입니다.

첫 주가 끝났다.

매일 두시간만 자고도 사람은 결국 어떻게든 살아간단 것을 알았다.
때론 먹는 것보다 씻는 게 더 힘이 난단 것을 알았다.
이기지 못할 술을 마시고 삶에 져버리는 사람들이 참 많단 것을 알았다.
보고시간이 닥쳐올 때 사망사고가 차라리 반가워지는 나의 잔인함을 알았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건 세상에 별로 없단 것도 새삼 알았다.

영등포, 강서, 구로, 양천.
각 경찰서들 주변에 혼자 사먹을 만한 건 뭐 있는지, 와이파이 되는 카페는 어디 있는지, 제일 가까운 사우나는 어딘지, 무슨서 형사 몇팀 강력 몇팀이 친절한지, 어디 과장 계장이 우호적인지.
뭐 이런 것들을 체득하고 있다.

아직 모르겠는 건, 대화와 취재의 경계는 어디쯤인지. 물고 늘어질때와 치고 빠질 때는 언제인지.
매달리면 되는 일과 어떻게도 안 되는 일은 뭔지. 이런 것들.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문제들.

내가 얼마만큼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재미는 있지만 걱정도 되고, 두렵기도 하고.

이 시간들을 통해 깎이고, 다듬어지고, 매끄러워지고, 또 단단해지길.

아............
일곱시간 후면 다시 구로서로 돌아간다.
아무래도 토요일이 너무 짧다.
또 한 주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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